사건의 개요는 이러하였다. 로덴은 서남부지역의 왕세자 반대 여론 중 큰 세력의 가지고 있는 지역유지의 정보수집을 위해 탈론 왕세자의 명으로 파견되었다. 보수적인 지방의 특성상 수도 내에서는 유지의 정보를 자세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했으므로 로덴은 서남부지역의 길드에 들어가 잠시 일하며 정보를 모으기로 명이 내려왔다. 길드는 자주 인원이 교체되기도 하며 다양한...
얼굴에 그리어진 허망한 낯빛에 휴턴은 로덴의 목을 팔로 감싸 안아서는 미지근한 땀방울 사이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었다. 이해를 바라지 아니하였다. 로덴 너만은 나를 알아주지 않기를 그저 이 비이성적인 성적인 움직임으로 그래.. 그렇게..로덴의 허리 짓에 맞춰 흔들리는 몸을 침대에 고정하여 나체의 울렁임에 집중한다. 어지러이 쉴 새 없이 그렇게 반...
"이성적인 마음으로 비이성적인 몸뚱아리를 우그러트리면서" 방으로 들어와 늦은 오후의 빗 내를 내려놓지도 못한 채 자신의 옆자리에 놓인 로덴의 침대 앞에 우두커니 서 침대 위 이성적이지 못한 로덴과의 관계를 정리 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 로덴에게 닿은 입술 사이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와의 살이 맞닿았을 때만큼은 비워진 마음속 한구석이 흐리게 가려지어 침대에...
"비이성적인 행위를 금한다." 훈련소에 낡은 판자 위 이제는 흐려진 글씨로 먼지 쌓인 글을 올려다보았다.늘 지나가던 훈련소의 복도에서 울려 퍼지는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로 그날에서야 보인 철자들의 배열에 오늘도 하루의 반복이며 걷는 길이 달라지지 않았으매 특별할 일 없는 날의 하나일 텐데 오늘만큼은 그 단순한 글이 휴턴의 마음을 동여맨다. ' 비이성적….' ...
발신음이라 한다면 그건 기약 없는 기다림일 것이다. 휴턴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휴대폰 너머에서 처음으로 로덴이라는 사람을 자각한 채 어두운 곳에서 홀로 빛나는 저녁 휴대폰의 발광에서 단순하게 새겨진 로덴의 이름에 무엇을 덧붙일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 그러나 끝내 받지 않는 전화에 그저 다시 아무 일 도 없듯 두 다리로 성큼성큼 빗물에 젖어버린 아스팔트를 ...
'친구로 남자' 그것은 휴턴이 로덴이라는 친우에게 남긴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휴턴에게는 이성에 대한 관심도 그렇다고 해도 동성과의 관계를 전혀 생각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저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 로덴의 고백에 휴턴을 다시 심드렁하게 장난기가 어린 어조로 받아쳤지만, 사뭇 진지한 로덴의 표정에 휴턴은 당황하고 말았다. 친구로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사랑받는다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들을 배우지 못한 이들의 후회 섞인 방송의 흐느낌에 신경질적으로 리모컨 버튼을 누르면서 휴턴은 안고 있던 쿠션을 집어던져 빈방의 백색소음 늪에 잠기듯 옆으로 기울어져 빛무리를 따라 눈을 감았다. 사랑한다는 것과 사랑받는 것들 이루어진 적 없는 마음에서 증명되지 못할 것들을 더러운 욕망으로 점철되어 구걸 된 바다에서 뛰어내려 잠...
아이반 나는 너에게 줄 수 있는게 없어. 알아. ..넌 그게 뭔지 모를거야 그게 얼마나 비참하고 그저.. 이제는 잊혀진 기억에서 - 휴턴은 비가 내리는 날에 야외 훈련이 있는 날이면 로얄가드 훈련생의 길을 걷는것을 후회하곤하였다. 거친 천에 스며든 빗물에 옷은 계속해서 땀을 흘린거마냥 몸에 달라붙고 얼마 없는 여벌의 훈련복을 세탁해야하는 일과 후 일도 그 ...
사람들의 움직임과 고정된 발자국의 연관성은 그렇게 기억되지 못할 뿐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의 한심함 내버려 두라고 밀어내지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몸을 뒤집으며 살아가기 위한 발악을 때로는 제 손으로 목을 조르는 자해를 쾌락을 받아들이면서 휴턴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였다. 머릿속에 담긴 약이 그를 나른하게 긴장되는 끓은 주전자의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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